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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김치 혁명: 고추 도입이 바꾼 맛의 역사 🌶️

by 스낵냥 2025. 7. 24.

조선 후기 고추가 들어오며 사람들이 붉은 고추를 넣어 매운 김치를 담그는 모습

임진왜란(1592–1598) 이후, 신대륙 작물인 고추가 한반도에 본격 전파되면서 김치 문화는 백김치가 중심이던 시대에서 매운 김치 문화로 전환하게 됩니다. 이 변화는 조선 후기 식탁 풍경 자체를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고추의 도입과 김치의 진화: 백김치에서 매운 김치로, 조선 식탁의 대변혁

임진왜란(1592~1598) 이후, 한반도에 신대륙 작물인 고추가 본격적으로 전해지면서 한국 김치 문화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원래 조선 시대 김치의 중심은 맵지 않은 백김치와 동치미였으나, 고추가 퍼진 이후 붉고 매운 김치가 등장하며 오늘날 우리가 아는 한국 김치의 전형이 자리잡게 됩니다.
이 변화는 단순히 김치의 맛과 색깔만을 바꾼 것이 아니라, 조선 후기 식탁 풍경과 식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은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었습니다.

1. 고추는 언제, 어떻게 한반도에 들어왔을까?

고추는 원래 아메리카 대륙이 원산지인 작물로, 15세기 대항해시대 이후 포르투갈 상인들에 의해 유럽과 아시아로 전해졌습니다. 동아시아에는 중국을 거쳐 일본으로 전해졌고, 임진왜란 때 일본군이 한반도로 가져오면서 우리나라에 처음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당시 조선에서는 고추를 ‘왜겨자’라고도 불렀으며, 처음에는 향신료나 약용 식물로만 사용되었죠. 본격적으로 조선 땅에 정착하고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임진왜란 이후부터입니다.

2. 김치의 ‘고추화’는 언제부터 시작됐나?

고추가 김치 양념의 주인공이 된 것은 생각보다 조금 더 뒤의 일입니다. 임진왜란 이후에도 한동안 고추는 일부 지역에서만 사용되었고, 일반 가정에서는 주로 향신료로만 소량 쓰였습니다.
하지만 18세기 중반, 『증보산림경제(1766)』 등 조리서에 고추, 마늘 등으로 양념한 김치(예: 총각김치, 오이소박이)가 등장하면서, 고추가 본격적으로 김치 양념의 핵심 재료로 자리 잡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부터 고추의 매운맛과 붉은 빛이 김치에 녹아들기 시작한 것이죠.

3. 고추가 김치에 가져온 영향과 변화

① 빨간색, 매운맛의 김치
고춧가루가 들어가면서 김치는 기존의 하얗고 소박한 모습에서 벗어나, 시각적으로도 붉고 화려하게 변화했습니다. 또, 캡사이신이 주는 매운맛이 식욕을 돋우고, 김치의 새콤한 발효맛과 조화를 이루며 오늘날 한국인의 입맛을 대표하는 맛이 되었습니다.

② 염도 감소와 보존력 증가
고추에는 항균·방부 효과가 있어, 소금(염도) 사용량을 줄이고도 김치가 잘 보존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건강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저장성이 좋은 김치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죠.

③ 김치 종류의 다양화
고추가 김치의 필수 재료로 자리잡으면서, 총각김치, 오이소박이 등 다양한 형태의 김치가 등장했습니다. 지역별, 계절별로 재료와 양념이 달라지며 오늘날 수백 가지의 김치가 탄생하게 됩니다. 붉고 매운 ‘한국식 김치’의 전통이 바로 이때 확립된 셈입니다.

4. 19세기 이후: 매운 김치의 대중화

19세기에 접어들면서 고추가 널리 보급되고 재배가 쉬워지자, 매운 김치는 일반 백성들의 식탁에서도 일상이 되었습니다. 조리서와 기록에 따르면, 1800년대 초반부터는 고춧가루를 넣은 김치가 겨울철 저장식으로도 표준화됩니다.
이 시기부터 오늘날처럼 백김치, 동치미 등 맵지 않은 김치와, 고춧가루를 넣은 붉은 김치가 나란히 한 상에 오르는 문화가 자리 잡았습니다.

5. 요약 표: 고추와 김치의 역사적 변화

시기특징 및 변화
임진왜란 직후 고추 한반도 유입, 주로 향신료·약용으로 사용
18세기 중반 고추 양념 김치(총각김치·오이소박이) 등장
19세기 매운 김치 대중화, 백김치·동치미와 공존
 

6. 결론 및 의미

고추가 김치에 들어오면서 단순한 절임채소였던 김치는 붉고 매운 한국 고유의 발효음식으로 거듭났습니다. 이 변화는 한국 식탁의 맛과 풍미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한국 김치를 세계적으로 독특한 음식문화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